등산아카데미

문복산 & 계살피 계곡

돌핀솔(月下 차영달) 2014. 7. 22. 06:20

 

 

 

 

 

 

 

 

 

 

 

2014년 7월 20일(일)

중부지방은 폭염에 가뭄이지만, 우리 지방엔 제법 비가 내리고 있는 요즈음, 최근 몇 해 여름산행지로 자주 찾았던 이 산길을, 오늘은 아카데미23기와 함께 한다. 여름 휴가지 명소인 계살피계곡과 문복산 산행길은 이제 제법 유명세를 갖고 있어, 많은 산악인들이 찾고 있는 산길이다.

지난주에 이은 경북 청도군의 산길. 그 시원한 물맛을 찾을 겸, 이번에 수료한 아카23기 출범을 격려하기 위하여, 강사들, 동창회장 그리고 선배기수들과 더불어 하는 오늘 산행이다.

난 구태여 부산까지 가지않고, 양산에서 합류하여, 그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들머리가 가까운지라, 산행시작 세레머니가 마치자마자, 하차하여 산길을 찾아든다.

운문령에서 문복산 정상까지의 길은 다소 밋밋한 오름길이지만, 그래도 높이에 버금가는, 은근한 힘듬을 준다.

오늘은 최근의 쌈빡하지않은 몸상태를 만회하기 위하여, 평소보다 빠른 걸음으로 선두그룹을 뒤따른다. 그 여파로 학대산을 지난 후, 정상 가까운 곳에서부터, 서서히 지치는 기운이 감지된다. 정상에서의 식사를 마치고는, 긴 내리막길을 뒤쳐지지 않으려고 남보다 먼저 하산길로 내려선다. 바람기없는 날씨에, 조망조차 시원하지 않고, 내려가는 미끄러운 발길에 지나치게 집중하다보니, 산길의 즐거움이 어느새 사라지고, 힘겨움이 온 몸을 감싼다. 중간에 만난 물길에 머리를 적시니 잠시간의 해소는 되나, 오래잖아 여전히 지겨운 발길이 된다. 이 마음을 아는지, 오늘따라 트랭글도 묵묵부답이다.

하산길 내내 홀로라, 즐거움이 사라진채, 삼계리에 닿았을때는 이미 몸도 마음도 지쳐버렸다.

오늘의 집결지에 닿아, 계류에 몸을 담그니, 조금씩 원상태로 회복된다. 최근의 저조한 몸상태를 보여 주는걸까? 자연 뒤풀이의 즐거움도 예전같지 않다. 그래도 반가움에 동하여, 한 모금, 두 모금... 가벼운 취기를 안고, 돌아온다. 부산에서의 뒤풀이의 유혹을 뿌리치고, 오는 차안에서, 양산에서 하차한다.

그 결과, 참으로 오랜만의 너무나도 이른 귀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