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백두대간(태백산구간:화방재~도래기재)
지난번에 내려섰던 화방재...
이번 대간길은 화방재에서 시작한다.
끝은 곧 시작이라는 평범한 진리하나를 다시 되새김하며 어둠속 산길을 나선다.
강원도와 경상도 춘양을 잇는 사길령
예로부터 보부상들이 지나가던 중요한 교통로지만, 산세가 험하고 맹수가 많아 무리지어 지나갔다고 한다.
사길령을 무사히 넘기 위해 이곳에 산령각을 세우고 태백산 산신령께 제사를 올렸는데,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화방재부터 장군봉까지 꾸준한 오름길은 그리 험한길은 아닐지나,꽤 긴 거리라 땀바울이 송글송글 맺히기에는 충분하다.
(물론 나는 송글송글이 아니라 숫제 온통 옷을 적실 정도였지만....^^;;)
분명 습도가 높을텐데 바람이 불어서인지 시원한 느낌으로 기분좋은 산길을 이어갈수 있어 좋다.
드디어 장군봉에 도착
하지만 짙은 운무에 사진과 조망이 별로다.
사진이 엉망이라 죄송합니다....ㅠ.ㅠ
태백산에는 3기의 천제단이 설치되어 있다.
그중 장군봉에 설치된 천제단은 '장군단'이라 칭하는데, 이곳에서 간단하게 제를 올리기로 한다.
오늘로서 강원권을 벗어나서 경북권으로 진입한다.
대간길의 남진은 그렇게 그렇게 천왕봉을 향하고...
어느 산님인지 무속인인지 정성껏 세워놓은 위패비가 돌제단과 썩 어울린다.
천왕단과 달리 소박하게 꾸며져 있지만, 3기의 천제단 모두 태백산의 자연석으로 조성되었다.
천제단을 만든 정확한 연대는 알수 없지만,부족국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하니 족히 수천년이 되었단 얘기다.
태백산에서의 일출은 정말 멋지다.
화방재에서 얼핏얼핏 밤하늘 별을 보았기에 내심 황홀한 일출을 기대했었기에 거기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이 정도면 훌륭하다.
주목나무 사이로 비치는 여명이란....
산꾼만이 누릴수 있는 특권이리라~~!!!
조금만 더 맑았다면 지리산 삼도봉이나 설악공룡 뺨치는 운해를 볼수 있었을텐데, 조금은 아쉽다.
하지만 이러한 2%부족한 아쉬움이 또 다시 찾아올 명분도 되거니와....
함백산의 주목나무군락 보다는 덜하지만, 언제봐도 신기한 주목나무가 꽤 많고 보존도 잘 되고 있다.
장군단 남쪽에 위치한 '천왕단'
3기의 천제단중 으뜸이며, 이곳에서 하늘에 제를 올렸다.
오래전(수백 또는 수천년전)부터 있던 천제단은 이곳 뿐이며, 장군단과 하단은 언제 조성된 것인지 분명하지 않은데다가
무속인들이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단다.
대종교에서 '단군'을 지칭하는 '한배검'
대종교에서 지칭하는 말이라면 이 비석의 설치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얘긴데....
단군께 제사를 올리던 곳이라니 마니산 참성단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궁금하다.
가끔 산길을 가노라면 지질학,생물학,역사,불교등에 밝은 사람과 함께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들으며 산길을 간다면 더 즐거울텐데....
천왕단의 웅장한 모습
천왕단 옆으로 온 세상을 비추며 떠오르는 태양....
게다가 오늘은 광복절 바로 다음날이 아니던가~!!
헛~
하늘이 맑다.
남북으로 직선상에 위치한 장군단,천왕단, 그리고 이곳 가장 남쪽의 '하단'
이 천제단은 특별한 이름이 없는 가운데 '구을단'이라는 별칭이 있긴 하다.
볼때 마다 신기한 주목나무
인디언들이 주목나무로 암을 치료하는 것에 착안하여 개발한 항암제인 '탁솔'
탁솔은 현재로서는 가장 보편적인 항암제이다.
그만큼 독성이 강하다할지 독하다는 반증인데,혹시 그래서 천년을 사는건가....??
종주...
백두대간을 비롯한 종주는 '능선을 따라' 걸어야 한다.
그래서 실수로라도 봉우리를 우회하여 놓치게 되면 결국 그 봉우리 하나때문에 다시 찾는 것이 종주의 기본이다.
부쇠봉도 그런곳이라 대간꾼이 아니면 찾을 이유가 별로 없는 곳이다.
원래는 안개가 연기처럼 보여서 백연봉(白煙峰)인데 일제시대 측량하느라 깃대를 꽂아서 깃대배기봉이라던가...
그게 사실이라면 하루빨리 원래 이름을 찾아야 하지 싶다.
1174봉에 누군가가 '순정봉'이라는 목패를 달아놓았다,
이 목패는 우리 일행보다 일주일 먼저 지나간 '젊은 느티나무 산악회'에서 붙인 것이다.
이름없는 봉우리에 이렇게 함부로 명명해도 되는 건지 생각해 볼 일이다....
종주꾼들은 통상 대간과 정맥은 하고자 한다.
하지만, 150 여개에 달하는 지맥까지 모두 끝낸 산꾼은 드물다. 아마 열손가락 안이지 싶다.
1대간 9정맥(7정매이든 뭐든) 그리고 148개 지맥을 마쳤다면 우리나라 8600여개의 산(국토지리 정보원에서는 4400여개라고
발표했지만,박성태 선생은 직접 확인한 것이 8600개 정도이며 25000도에는 표시되지 않지만 그 지역에서는 이름이 붙여진
산들만 해도 8600개 정도이고 그것도 자신이 확인한 것만 그러하다며 더 될지 모른다 하신다)중 상당부분을 직접 걸어간 것이니
대단하달 밖에....
대간길 동대산구간에 있는 차돌배기처럼 이곳에도 차돌배기가 있었을 것이다.
며칠전 서영호대장님이 뽑아갔다는 우스개소리를 하며 한참을 쉬다 간다.
신선봉
그러고보니 신선봉이라는 이름이 많다.
나로서는 미시령옆의 신선봉이 인상적이다.
이번 구간은 대간길을 고속도로라고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
폭신한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오솔길이 많아 걷기에 아주 좋다. 대간길 중 비교적 수월한 구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간길이 쉬운데가 어디 있을고~~
높은 지대여서 그런건지....
조금씩 흩뿌리던 빗방울이 마침내 소나기가 된다.
혹여 저체온증에 걸릴까봐 어지간해서 하지 않는 우산천을 뒤짚어쓰고 진행한다.
이번 구간의 몇 안되는 오름길 고비인 구룡산에 서니, 오늘 산행은 끝났다 싶다.
이제는 서서히 내려갈 일만 남았지만.....
캬~~~
회갑을 넘기신 나이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젊은이 못지 않은 노익장을 과시하신 김경섭 교무님
언제나 이런 열정으로 아카데미를 이끌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이 빗속을~~~ㅠ.ㅠ
그래도 대간길은 행복하다.
산길로 접어드는 순간 피곤한 육신은 잊어버리라고 했던가....
비오면 비오는대로 눈오면 눈오는대로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뿐이다.
내가 아는 한 우리나라 최고의 노익장을 자랑하시는 분이시다.
일흔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울트라마라톤과 50km 이상의 태극종주들을 젊은이 못지 않게 달리시는 분.
특히 내리막길의 질주는 가히 압권이다. 지난번 J3 속리태극종주에서 선두권을 유지하셨단다.
선배님의 시그널이 반가워서 한 컷.
오호~
금강송도 보이고....
봉화의 유명한 송이버섯도 멀지 않겠거니 싶지만
등산이란 '아무런 목적없이 오직 산을 오르는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니, 원칙적으로 채취는 앙~대~여~!!
도래기재에 내려섰다.
이 곳에서 끝나지만, 출발할 때 그랬듯이 끝은 또다른 시작을 의미하니 다음번 선달산구간에서 또~~
수고 많으셨습니다.
열정적이고 인간미 넘치는 강사님들이 계시기에 아카데미가 더욱 발전할것을 믿습니다.
대간 태백산구간은 사실 민족의 영산 태백산을 지난다는 그 하나만으로도 매력적이다.
생초짜 막내를 데리고 가주시는 선배님들께 감사 또 감사할 뿐이다.
혹 이 글을 보시는 23기 분들이 계시다면 주저없이 신청하셔도 됩니다.
물론 대간길이 기본적으로 20~25km 이므로,약간의 체력은 필요합니다만 대간길은 고속도로라고 불릴 만큼 길은 좋습니다.
평소에 영알 15km정도들 무리없이 산행한 경험이 있으시다면 누구라도 가능하니 많이들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조만간 진행하게 될 차갓재~하늘재구간에는 백두대간 중간석이 있는 '딱'중간지점이 있으니 '시작이 반'이라는 말고 함께
그 정도만 진행해도 대간의 참맛과 우리 산하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줄 압니다.
23기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