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談野話

발에 밟히는 바스락소리가 정겨운 천성산

돌핀솔(月下 차영달) 2014. 10. 27. 09:13

2014년 10월 26일(일)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만들어주는 조망과 그림이 너무나 좋았던 하루 산길이였다.

 

글구 정말 어이없었다.

양산에 살면서도, 천성산 정상에 있는 기지가 철수한 것도 몰랐다.

정말 미안하고 미안하다. 하지만, 떠나간 그들(?)이 남기고간 황폐함과 쓰레기들이 너무도 볼쌍 사납지만, 정상에서 보여주는 조망하나는 일망무제에, 압권이였다.

 

아침 일찍이 집을 나서서, 불과 얼마안되는 거리지만, 교통편이 어중간하여, 궁리에 궁리끝에 환승을 거듭하여 찾아간 노포동 전철역에서 만난 아카9기 임학수 고문과 장준기총무 그리고 잘 걷고 화통한 두 여성회원(게스트)하여 단촐한 5명이 오늘 함께 한 길동무 였다.

참으로 오랜만에 찾아가는 미타암 바로 아래(800M 전방) 천성쉼터까지 택시로 올랐다. 미타암의 멋진 경관은 일러 무삼하리요. 아쉬운 것은 석굴암이 공사로 보지 못함이였다.(11월초에는 볼 수 있다 함)

그 곳에서 시작된 산길엔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 알맞은 그림과 적당한 땀 흘림으로 오늘의 멋진 산행을 약속하는듯 하였다. 철쭉제 행사장 주위엔 철 모르는 철쭉이 드문드문 피어 있었다. 은수고개를 지나, 천성산 정상까지의 적당한 오름길에 즐거움과 대화가 무르익고, 좋은 조망에 다가오는 산군들을 일일이 설명하여주니, 다들 발걸음이 가벼웠다.

정상에서 후미를 기다리는 조금 긴 시간동안 눈을 호강시킨다.

오늘은 정말 시원하였다. 멀리 천황산, 고헌산, 문복산, 신불산, 영축산, 함박등, 시살등, 염수봉, 능걸산 등등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토곡산, 무척산, 어곡산, 물금 오봉산,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금정산, 그 뒤로 얼마전 근방까지 다녀온 불모산, 용지봉이 보이기도 하였다. 다시 바다가로 장산, 달음산, 황령상, 금련산, 대운산, 시명산이, 울산 시가지까지 보였다. 이 얼마나 시원한 조망인가? 그리고보니 참 산도 많다! 

정상에서 직진하여, 조금 상그러운 길로 하여, 원효암을 들려보고, 조금더 간 길가에서 벌어지는 만찬에 한참이나 웃음이 끊어지지 않는다. 이래저래 입이 즐거웠다.

이후의 길은 애초 정해진 코스가 아닌, 나의 추천(강요?)에 의한 양산북정동으로 가는 길로 들어섰다. 예전의 공군기지였던 곳도 이젠 개인 농원으로 바뀌였다. 잘못하여 그곳으로 직진하니, 주인이 (예전의 직장동료였던 김영욱씨네. 반가움에 악수를 나누었지만) 제재를 하였다. 길이 철조망으로 막혀, 통과하기엔 위험하단다. 둘러가란다. 하여 늘 지나가던 그 길로 들어섰다. 이 길은 사람의 흔적이 좀 작고하니, 아직도 자연 그대로의 길을 만날수 있다.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낙엽소리가 정말 정겹고, 적당한 구배가 이어지고, 발밑에 느껴지는 부드러움이 딱 좋은 길로, 다들 즐거워한다. 더군다나 그 길에 쫙 깔린 도토리가 지천이였다.

조금 긴 거리를 지나, 낙동정맥 분기점인 방화선 삼거리에서 양산 성황산으로 길을 꺽어서는, 하산길로 접어들었었다.편안한 길이지만, 머나먼 길(?)이기에 점차 피로도가 익어가는 하신길이였다.

그리하여 오늘 가벼히 시작했으나, 17Km를 걷는  고된 발품이 되어버렸다.

참으로 올만에 느껴본 즐겁고, 행복한 오늘 하루의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