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9일.
어제에 이어 오늘도 금정산으로...
오늘은 상봉산악회 정기 산행으로 율리역에서 출발하여, 정상, 가산리 마애석불, 호포역으로 하산했다. 날씨는 더 없이 좋으나, 어제의 무리한 정 나누기 후유증이 쉽지않은, 힘든 산길이 되고 말았다. 본래 이 길은 호젓하여 참 좋은 길이다. 특히 하산시에는 많은 생각이 나게하는 순탄한 길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은 피곤하고, 힘든 마음에 발길이 드디고, 멈추기를 자주 하며, 중간 탈출마저 생각하기도 하였다. 그래도 결국은 마음 다잡고 정해진 길을 천천히 천천히 걸었다. 고당봉을 100M앞둔 곳에서 외로운 식사를 하고, 많은 사람으로 붐비는 정상을 스치듯 지났다. 혹시나 만나려나하던 일행은 만나지도 못한채, 가산리 마애석불 하산길에 들어섰다. 오늘만큼은 뚜렷이 보이는 마애석불. 긴 세월 이곳을 지켜, 속세를 내다보고 계시며, 무엇을 생각하고 계실까? 인적이 드문 이곳은 그래도 누군가의 손길에 의해, 깨긋이 정리되여져 있었다.
이어지는 호포계곡 하산길에서는, 멋진 낙엽 보기보다 내려가는 발길이 조심스러웠다. 혼자여서인지, 참 긴 길이였다. 그렇게 고민하고, 외로웠던 산 길을 마치고 내려선 호포역에서 모두들을 조우하여, 아쉬움을 달래려 덕천역 구포시장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