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지 가슴에 다가올듯이 정겨운 말,
"국제시장"
그곳에 대한 과거 얘기는 이미 잘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추억이란 뒷페이지로 슬그머니 잊어버렸는데,
그 얘기의 추억속으로 빠져 들어가게 하는,
영화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작품성은 관두고라도,
정치적 성향은 관두고라도,
그냥 잠시 잊혀진 과거에 파묻혀 들어가보게 하였다.
1. 625 전쟁과 흥남부두 철수...
영화는 흥남부두 철수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주인공이 어린 나이에 겪은 전쟁과 피란. 그리고 아버지와 막내동생과의 헤어짐.
그 언저리에서 나는, 순간 돌아가신 장인의 모습이 겹쳐진다.
함경도신포사람으로 그당시에 형님과 두분이 남으로 오셨다
주인공 그의 머리속에는 한결같이 남아 있는 곳은, 아버지와 헤어지기 전 장남으로 가족을 대신 이끌어 가야 한다는
그 말(약속)이었다.
2.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삶
고모덕에 부산 국제시장에서, 꽃분이네란 가게 안 작은 곳에서 살아가자니, 생계도 막막한데다, 또 동생의 학비를 위해 주인공은 독일 광부의 생활을 선택하게 되고, 목숨을 잃을 뻔한 험난한 과정속에서 영자라는 운명의 여인을 만나, 결국 결혼을 한다.
이 모습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일화로 우리에게 너무도 알려진 내용으로 영화는 잔잔하게 그려간다. 어쩜 주인공이 가장 자신을 위해 보내었던 시간이 아닐까?
3.월남전
나 어릴때, 학교에서 차출되여, 부두에 나가 월남파병(비둘기부대, 맹호부대) 군인들을 환송하였던 적이 있었고, 또 외삼촌이 월남에서 청룡부대근무하다가, 제대하며 귀국하면서 가져온 전자제품에 눈이 휘둥그래지기도 하였었다. 그리고 그 귀한 시레이션도 먹어보았던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독일에서 번 돈으로, 집사고, 동생을 대학까지 보냈지만, 철없는 여동생의 결혼비용 땜에 또다시 월남행을 택하는 그를, 아내는 안쓰러워 하며 만류하며 하는 말, "당신의 인생은 왜 찾지않느냐"는 절규가 가슴에 다가왔다. 그 뭉클함을 국기하강식이라는 상황 설정이 그 것을 희석시켜 버린다. 그러나 월남에서, 과거 자신의 흥남부두 철수때와 유사한 상황으로 인하여, 결국 다리를 절게 된다.
4.이산가족 상봉
영화는 이산가족 찾기라는 과거 큰 사건을 보여주며, 마침내는 흥남부두에서 잃어버렸던 막내를 상봉하게 만들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가슴 저미게한다. 그리고 눈가를 촉촉하게 만든다.하였다. 우리 처가도 당시에 그런 상황에 있었지만, 결국은 상봉의 기쁨을 경험하지 못하였었다.
영화속에서,주인공은 꽃분네 가게를 지키려는 고집불통인 할아버지가 되어버린 이유 - 찾아오겠다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기대하며, 계속하여 지키고 싶었던 것- 를 설명하고, 이제는 가게를 처분하라는 얘기를 한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자신의 역할을 잘 하였지 않았냐는 얘기로 서서히 끝을 향하여 간다.
그렇다. 그 시절 우리네 부모님은 그저 자신이 고생해도, 아들,딸은 고생을 시키지 않겠다는 생각뿐이었을 것이다.
나의 부모님 역시 그런 삶을 살아왔으니까...
부모님 당신은 없었다. 늘 가족 생각뿐이였었다. 배 안 곯게 하고, 공부를 시키려는 책임과 의무밖에 없었던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새 자녀들과 거리가 멀어진 모습, 세상의 변화와 타협하지 않으려는, 고집불통 노인 처럼 비추어 버린주인공 모습과 이제는 가족들 마저 어머니의 건강만을 우선 챙기는 외로운 처지에서 한없이 서글퍼 진다. 손녀에게 "굳세어라 금순아"라는 노래를 가르치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심지어 자녀를 맡기고 해외여행을 가면서 가족여행이라고 지칭하는, 오늘날 대다수 가족들의 모습일을 보여준다.
영화가 무엇을 말하려는 것 일까가 중요하지 않다.
단지. 오로지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가장으로써의 고생과 고집으로 살아온 주인공의 모습에서...
잠시 나에게서 잊혀져간 그 옛날의 추억을 떠 올리며...
마음 깊이 숨어버린 나의 모습을 다시 떠오르게 하고 있다.
열심히 살아온 우리들의 부모의 모습을 다시금 샐각하게 한 영화로써 좋을 따름이다.
어쩜 나의 얘기일 수도 있다. 비록 부모님같이 고생하지 않았지만, 그 부모님의 고마운 노고를 한번 더 고맙게 생각하게하고,
전쟁중에 태어나, 지금껏 살아오며, 잊어버린 그 어릴 때의 어려웠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또 그려보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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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간을 다시 한번더 떠오르게 한 영화, 국제시장이다.
부모님들 열심히 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