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사하면 경기도 있는 은행나무로도 유명한 용문사만 알고 있었던 나의 우매함을 깨우치게한, (일요일에도 불구하고) 정말 조용하고, 고즈녁한 분위기 그리고 오랜 노력의 결실이 보이는 용문사를 발견하였습니다.
남해 호구산아래 이런 절이 있었습니다.
남해 호구산 용문사
신라 문무왕 3년, 호구산 중턱에 창건된 남해 용문사는 남해군 제1의 사찰로서 신라시대의 원효대사(元曉大師)가 금산(錦山)에 창건한 보광사(普光寺)의 후신이라고 전해진다. 이 절에는 처음에 첨성각(瞻星閣)만이 있었다고 한다.
1592년(조선 선조 25년) 임진왜란 때 이 절의 승려들이 승병으로 참여해 왜군과 싸웠는데, 이 때 절이 화재로 소실됐다. 이후 1661년(현종 2년) 학진(學進)이 인근 보광사(普光寺) 건물을 옮겨와 중창했다. 보광사는 원효대사가 세운 사찰이었으나 이곳으로 옮길 때에는 폐사 직전의 상태였다고 한다. 용연(龍淵) 위쪽에 터를 잡았다고 해서 용문사라고 이름을 붙였다. 임란 이후 호국도량으로 널리 알려져 숙종때는 나라를 지키는 절이라며 수국사(守國寺)로 지정했다.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
2014년 12월 29일, 문화재청이 보물 제1849호로 지정한 남해 용문사(주지 지각 스님)대웅전전은 중창 기록과 건축 양식으로 볼 때, 조선 현종 7년(1666년)에 일향화상(一香和尙)에 의해 건립되고, 영조 47년(1773년)에 중수가 완료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용문사 대웅전은 평면 구성과 공포의 표현기법, 상부 가구와 닫집(불상을 감싸는 작은 집이나 불상 위를 장식하는 덮개) 등에서 수려한 장엄 수법을 잘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장엄의 극치는 18세기 이후 건립된 사찰 주불전의 특징적 건축양식으로, 서남해안 지역의 건축 경향이 동쪽 지역으로 확장돼 발전하는 양식적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대웅전은 정면3칸, 측면3칸의 다포계 팔작건물이다. 하지만 다포계 팔작 건물치고는 기둥머리 장식물의 크기가 비교적 커서 처마의 돌출이 심하고 지붕이 웅장하다. 처마가 처지는 것을 막기위해 세운 네 귀퉁이의 받침기둥도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이 건물의 특징은 탁월할 정도로 뛰어난 조성 기법에 있다. 정면의 중앙 기둥 위쪽에 잇는 용머리 장식은 그 솜씨가 대단히 정교하고 생동감이 있다.
또 연꽃과 구름무늬가 중앙을 향해 피어오르게 한 안쪽의 포작구성은 내부공간을 더욱 현란하게 만들고 있고 대들보에서 내민 용머리 등의 사실적 표현은 마치 천장전체에 여러 마리의 용이 노니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또 하나의 보물 괘불탱화
남해 용문사에는 대웅전 외에 보물이 한 점 더 있다. 지난 2005년 9월 6일 보물 제1446호로 지정된 괘불탱화가 있다. 조선시대 탱화인 용문사 괘불탱은 본존불상 좌·우에 협시보살상만을 배치시켜 삼존도 형식을 보여주고 있다. 중앙의 본존불상을 위시해 좌측에는 정면을 향한 채 똑바로 서서 여의(如意)를 들고 잇는 보살상이 자리하고 있으며, 우측에는 좌협시보 살상과 동일한 자세로 서서 연꽃가지를 받쳐 든 보살상이 배치되어 있다.
괘불탱은 18세기 후반 불화들에서 주로 나타나는 전형적인 양식 특징이 있다. 입불상인 중앙의 본존불상의 눈·코·입이 작게 묘사되고 미소가 잘 보이지 않는 경직된 표정의 얼굴과 수평으로 들어 올려진 어깨 등이 18세기 후반 양식이다. 괘불탱의 좌협시보살상은 보관을 쓰고 여의를 들고 있는데, 석가모니불의 좌협시인 문수보살로 추정된다. 머리 크기에 비해 어깨고 좁고, 작아질 발로 인해 위축된 느낌도 든다. 하지만 팔에 걸쳐 흘러내린 길고 굵은 천 자락이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이런 역사를 모른다 치더라도, 눈에 다가오는 멋이 정말 아름다운 절 입니다.
과거애 번창하였음을 보여주는 유물들이 참 많이 있는데, 미처 알지 못하여 다 담지를 못하였습니다.
오랜만에 좋은 절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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